암은 먼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암은 가족력도 무시 못한다고 하던데 친지분들 중 두 분이 유방암 진단받았던 가족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가까이 오지 않는 일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가까이 왔네?
얼마 전 친정 어머니께서 유방암 진단을 받으시고 수술까지 받으셨다. 어머니가 유방암을 의심하고 검사받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 결과를 본 뒤 또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기다림의 연속으로 속이 타들어 갔다.
내 가족의 암은 처음이었고, 암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어서 불안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이런 과정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나마 위로와 안심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써 내려가려고 한다.
먼저, 암이라고 진단을 받으면 바로 "암 몇기입니다." 라고 듣는 것은 아니었다.
암세포의 크기가 얼만한지, 전이는 얼마나 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사 확인 한 뒤 몇 기인지 알 수 있었다.
어머니의 진료, 검사, 수술 등 시간 순서대로 나열해 보겠다.
멍울이 잡히고 대학병원 첫 진료를 보기 전까지
유방에 멍울이 잡혔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시라고 권했지만 2개월 정도를 그냥 방치해 두셨다.
멍울 있는 위치에 없던 통증이 생겼다. 그제야 어머니는 가까운 동네 산부인과를 찾아 초음파로 확인해보셨다.
동네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영상과 소견서를 작성해 줄 테니 가능한 한 빨리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라고 하셨다.
산부인과 초음파에서 본 암세포로 의심되는 것의 크기는 3cm이상이었다.
유방암이 의심되는 상황이니까 빠르게 큰 병원 예약을 잡았지만 보통은 2주, 길게는 한 달 넘게도 기다려야 하는 병원도 있어서 조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학병원 첫 진료 후 암을 확인하기 까지
예약해둔 큰 대학병원 첫 진료일에 산부인과에서 검사한 초음파 영상을 가지고 갔다.
초음파 영상을 보고 문진하시더니 유방암임을 확신하시는 듯하였지만 검사로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확실한 것은 조직검사가 필요했다.
문진 내용) 자녀는 몇 명인지?, 모유수유는 하셨는지?, 가족력이 있는지? 등이었다. 가족력이 있다는 답변을 하니 의사 선생님이 확신의 찬 표정을 보였다.
대학병원에서의 첫 진료를 본 후 일주일 뒤로 조직검사날을 잡았다.
조직검사는 암세포가 있는 곳에 주사 같은걸로 세포를 조금 떼어내서 확인하는 것이다. 검사 후 바로 일상생활 가능했다. 검사 결과는 2주 후 나온다고 하여 2주 후 진료예약을 하고 돌아왔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2주 동안 피가 바짝바짝 말랐다.
검사 결과 듣는 날 병원을 방문하여 양성 암세포가 맞고 크기는 산부인과에서 들은 3cm보다는 큰 4.6cm라고 확인되었다. 검사 받고 기다리는 동안 그새 또 자란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컸다.
이 날 전이가 됐는지를 확인하는 여러가지 검사 중 당일 가능한 것만 검사하고 일부는 다른 날 예약하여 방문해야 했다.
이 날 수술날도 미리 예약(약 2주 후)을 잡아주셨다. 바로 수술을 할지 치료를 먼저 할지 결정은 나중에 하더라도 만약 수술을 바로 하기로 결정했을 때의 대비책으로 해주신 것 같다.
전이는 없나? 수술을 해야하나? 치료는 어떻게?
일주일에 걸쳐 전이 확인에 필요한 뼈 검사, mri 등 많은 검사를 한 뒤 수술 여부 결정을 했다.
다행히 검사에서는 전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암세포의 크기가 큰 편이라 수술을 하기는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는 어머니께 보기를 주셨다.
보기 1. 항암치료 6개월 정도 진행하여 암세포의 크기를 줄인 다음 수술을 한다. 유방 절제되는 부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
보기 2. 바로 수술을 한다. 가슴 대부분이 절제되야함.
어머니께서는 보기 2를 선택하셨다. 보기 1은 항암치료 후 크기가 얼마나 줄어들지, 크기가 거의 안 줄어들 수도 있다고 하여 그냥 바로 수술을 하는 것을 택하셨다.
어머니께서 결단을 바로 내려주셔서 미리 예약해둔 수술날에 수술을 받으셨다.
대학병원 첫 진료(2월 초) 후 수술(2월 말)까지 한 달안에 빠르게 진행되었다.
수술을 다행이 잘 되었고 절제술만 했다면 다음날 바로 퇴원이 가능한데 어머니는 재건술(성형외과)까지 받으셨다. 재건술 때문에 5일 동안 입원해 계셨다.
그렇게 어머니의 암 치료는 끝나는 줄 알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수술 중 암세포 주변의 남아있는 세포들을 또다시 검사를 하여 전이가 정말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이 검사 결과는 수술 끝나고 (설 연휴가 있어서 평소보다 더 지연됨) 3주 후에나 들을 수 있었다.
결과는 겨드랑이 쪽으로 있는 세포 하나에서 전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제 치료를 어떻게 할지 진료를 보러 가야한다. 또다시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수술 끝, 전이 한 곳 발견,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다. 자세한 건 진료 가서 상담을 받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여기까지이다.
이쯤에서 나온 어머니의 암 병기는 2기 B 라고 한다. 2기 중에서도 안 좋은 쪽에 속하는 듯하다. 마지막 검사까지도 전이가 없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속상하다.
나는 지금 우리가 처한 이 상황이 부정적으로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친지분들 중 유방암을 이겨내신 분들이 계시다. 다행히도 너무 건강하게 잘 계시는 걸 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머니께서 앞으로 있을 치료에 잘 버텨주시길 바랄 뿐이다.
'공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가기술자격시험 ■큐넷 앱■으로 대기없이 시험접수하기 (0) | 2022.02.03 |
---|---|
국민신문고 : 모바일로 손 쉽게 민원 넣는 방법 (0) | 2022.01.28 |